
씨밀레
고등학생 저자 10인의 옴니버스 북
이현우 외 지음
- 가격
- 13,000원
- 펴낸 날
- 2011년 6월 15일
- 쪽수
- 320쪽
- 판형
- 152×225mm
- ISBN
- 978-89-964413-9-7 03810
절판된 책입니다
<b>대구광역시교육청 책쓰기 프로젝트 선정작</b>
‘학생저자 10만 양성을 위한 대구광역시교육청 책쓰기 프로젝트’에서 2011년 출판 지원작으로 선정된 우수 작품이다. 대구광역시교육청은 2009년부터 학생 저자 10만 양성을 위한 1인 1책 쓰기 운동을 전개해 왔다. 학생들의 책쓰기 작품 가운데 우수 작품을 공모하여 선정된 작품에 출판비를 지원하고 있다. ‘1인 1책 쓰기 운동’은 학생들이 주제 탐색을 통해 자신의 꿈을 찾고, 그 꿈을 타인과 공유하는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며, 입시사정관제 등 변화하는 대학전형제도에 능동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교육활동이다. 대구시교육청은 교원 책쓰기 연수, 책쓰기 동아리 운영, 책쓰기 우수작품 출판기념회, 책축제 개최 등 다양한 책쓰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고등학생 저자 10인의 옴니버스 북
이 책은 대구 달성고등학교 책쓰기 동아리 ‘씨밀레’ 1기 학생들이 쓴 글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제도교육 속의 평범한 고등학생들이 공부하는 틈틈이 바쁜 시간을 쪼개서 쓴 글에는 무궁무진한 청소년들의 관심사가 담겨있다. 현재의 삶과 미래에 대해 다양한 생각들을 펼치는 모습은 조금은 치기 어려 보이지만 그들의 새로운 감수성과 상상력, 그리고 풋풋하고 신선한 발상은 우리의 미래를 건강한 에너지로 밝힐 것이다.
청소년의 열정과 감수성, 상상력으로 써내려간 다양한 글들
입시에 대한 중압감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이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개성이 넘치고 발랄하며 창의력과 순발력이 번뜩인다. 미래의 직업과 현재의 관심사에 대한 연구보고서, 자신의 일상을 감각적으로 담은 에세이, 미래의 작가로서 도전하는 소설 작품들에서 청소년기 특유의 열정과 감수성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열 편의 글을 통해, 꽉 짜인 일과 속에서 생활하는 우리 고등학생들이 어떤 관심사를 가지고 어떤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있는지 조금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 서문
(…) 대형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이런 저런 책을 뒤적여 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책을 내는 세상에 내 책은 한 권도 없다니’, 혹은 ‘아, 이런 책들이라면 나도 쓸 수 있겠다’ ‘아니 내가 쓰면 더 잘 쓸 수 있겠다’ 그런 생각들을 여러 번 한 적 있다. 하지만 출판하겠다는 데까지 생각을 이어 본 적은 별로 없다. 소심한 나는 일찌감치 책의 권위에 눌려, 책은 아직도 뭔가 특별한 사람만이 쓴다는 생각을 무의식 중에 하고 있었던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어떤가. 그림책을 시작으로 책을 장난감으로 가지고 놀았던 세대들이다. 보기만 해도 고답적이고 권위적인 냄새가 나던 전집류의 양장본을 주로 보던 내 세대와는 달리, 화려한 컬러에 톡톡 튀는 감수성과 창의성이 넘쳐나는 책들을 만지고 놀며, 보고 읽은 세대들이다. 우리 아이들은 어른들만큼 책 만드는 일을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다. 저자를 ‘넘볼 수 없는 권위’로도 생각하지 않는다. 글을 쓰고 책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충분히 안내해 준다면 아이들은 자신들의 생각과 느낌을 분출시키며 기꺼이 책을 쓰려고 할 것이다.
달성고 책쓰기 동아리 ‘씨밀레’ 아이들은 책을 쓰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면서, 글을 쓰고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의 숨겨진 잠재력과 창의력을 발견하고 기뻐했다. 무얼 어찌해야 할지 막막해 하던 아이들이 자신의 이름을 건 자신만의 책을 쓰면서 ‘내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게 되었지?’ 하며 스스로에 놀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지도하는 교사로서 가장 큰 보람이었다. 아이들은 앞으로 두려움 없이 자신을 표현하고, 관심사를 찾아 계속해서 자신을 확대하고 성장시켜 나갈 것이다. ‘책쓰기’라는 남다른 실천으로 자신과 가장 가까이 만날 수 있는 방법을 똑똑히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책 쓰는 내내 든든한 정신적 지주로 동아리를 이끌었던 재성, 만화·블로그 만들기·디자인·편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능을 보여주었던 현우, ‘죽음’이라는 주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소설을 쓴 근영과 민성, 축구광으로서 축구 이야기를 광폭으로 파헤친 창순과 혁규, 4차원적인 사고로 동아리를 웃게 만들고 자서전으로 두 번 웃게 만든 동현과 주광, 미래를 꿈꾸며 원하는 직업의 세계를 탐구한 영배, 자칭 과학 매니아로 로봇의 세계를 안내해 준 민준. 모두가 대견하고 사랑스럽다.
올해 고3이 된 ‘씨밀레’ 아이들의 잊지 못할 추억의 한 페이지에 이 책이 아름답고 소중히 자리 잡았으면 한다.
2011년 봄날
교사 이서윤
∵ 본문 중에서
나는 새벽 일찍 일어나서 세수를 했다. 얼굴에 물이 묻은 채로 거울을 바라봤다. 밤새 울어 붉게 부어오른 눈이 보였다. 울만큼 울었다. 결심할 만큼 했다.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앉아 오르골의 태엽을 감고 창밖을 바라봤다. 눈이 내리는 성탄절 이브. 밖으로 보이는 작은 공원은 하얀 커튼을 두른 듯 온통 하얗게 피어 있었다. 오르골의 멜로디가 흐른다. 작고 맑으며, 편안한 소리, 오르골의 멜로디. 왠지 갑자기 시가 한편 떠오른다. 엉뚱한 생각에 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한숨이 나온다. 이윽고 오르골의 멜로디가 끝이 난다. 나는 일층 가게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려간다.
천사오르골 가게에 너무 정이 들어버렸다. 헤어지기 아쉬울 만큼. 수건을 물에 적셔 와서 카운터를 천천히 닦아 내려갔다. 그리고 오르골 하나하나까지. 이제 곧 형이 일어날 시간이다. 또 여느 날과 변함없이 계단을 내려오며 나에게 이렇게 말하겠지.
“좋은 아침∼.”
“좋은 아침∼.”
나는 형에게 인사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맺혀 있던 작은 눈물방울을 훔쳐냈다.
(김민성 「사자의 서」 중에서)
석 달이나 되는 긴 시간 동안 소설 창작에 몰두했지만 항상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한국 인문계 고등학생이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학생을 보내주는 시간인 저녁 9시부터 공부 이외에 어떤 일을 제대로 하리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부 이외에 무엇인가 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열심히 써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시간만 저의 창작 활동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소설을 썼기 때문에 제 자신이 만족할 수준이 쉽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우고 쓰고를 수십 번은 더 반복한 것 같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역할 갈등을 표현하고 싶었지만, 역할 갈등이라는 제법 진지한 소재로 독자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하고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김민성 「사자의 서」 ‘후기’ 중에서)
비가 올 듯 우중충한 오후. 일 년 전, 소중한 친구를 잃었던 날의 악몽이 통풍에 걸린 것처럼 온몸을 쑤셔댄다. 그날도 오늘과 같이 비가 오는 어느 날이었다. 다른 해보다 장마가 일찍이 찾아왔던 작년 여름, 내 둘도 없는 친구 송아정은 빗길에 미끄러진 대형 화물트럭에 박아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다. 교내에서는 학생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전교 1등의 자리를 단 한 번도 양보하지 않았던 그녀에게 말도 안 되는 죽음이었다.
내가 아정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중학교 시절이었다. 그 시절에도 그녀는 모든 게 완벽했고 사교적이어서 갓 올라온 중학교에서도 처음 보는 이들과 허물없이 지낼 수 있었다. 반면에 먼 지방에서 전학을 왔던 난 일주일이 다 지나가도록 특별히 말을 섞고 지내거나 함께 등하교를 할 친구조차 만들지 못했다.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은 아니었지만 막 사춘기에 접어들어서였는지 전학생인 나에게 호기심을 보이며 말을 걸어오던 친구들에게도 무시와 냉대의 반응으로 대꾸했다. 다른 무리의 아이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하교를 할 때에도 나는 언제나 혼자였다. 그런 내게 다가와 마음의 틈을 비집고 들어온 게 송아정이었다.
겉으로는 무관심한 척하면서도 내심 남들과 잘 섞여 지내던 송아정이 부러웠던 난 그녀에게 동경과 질투를 동시에 느꼈다.
“혹시 집이 이쪽 방향이니?”
(최근영 「카르푸르」 중에서)
나는 나와 같이 공부를 소홀히 할 수는 없지만 과학을 좋아하고 영화와 게임을 즐기는 친구들에게 공감을 사고 싶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그리고 과학을 싫어하는 친구들도 자신이 즐기는 영화와 게임에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현상과 이론들을 접하다 보면 과학 공부를 하는 데 어느 정도 지루함을 덜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SF영화와 소설, 만화 등은 한정된 정보와 지식만을 다루는 현재 고등학교 교과서로는 만족을 하지 못한 나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는 존재이다. 중학교 때까지만 하더라도 물리는 정말 지루하고 숫자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SF영화와 게임을 접하면서 ‘이런 것들도 과학적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과학 도서들을 둘러본 결과, 빙고. 거기엔 교과서엔 나오지 않는 차원 이론과 양자 역학, 처음 보는 과학적 사실들이 있었다. 이해도 잘 안되고 어려워서 잘 읽히지도 않는 글이 대부분이지만 그런 글을 읽음으로써 상식의 폭을 넓히고 새로운 궁금증이 생기는 과정은, 틀로 찍어낸 듯한 교과서의 내용과는 차원이 달라 정말 과학적 ‘탐구’를 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송민준 「과학광이 말하는 ‘롯봇’」 ‘머리말’ 중에서)
∵ 저자 소개
2010년 대구 달성고등학교 책쓰기 동아리 ‘씨밀레’ 1기
우린 한창 벚꽃이 흩날릴 때 처음 만났다. 낯선 얼굴들을 하나하나 눈에 넣으며 설렘을 느끼던 우리는 모두 책을 쓰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소설가가 꿈인 친구, 방송국 PD가 꿈인 친구, 만화가가 꿈인 친구. 저마다의 관심 분야를 직접 글로 그려 나가고 책으로 만드는 데 흥미를 느끼지 않을 친구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동아리 활동을 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고등학생이다 보니 학업을 위해 동아리 시간을 빌리는 경우도 있었고, 기타 행사를 동아리 활동시간에 해야 할 때도 있었다. 그렇게 모이는 시간이 적어짐에 따라 자연스레 의욕이 저하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각자의 구체적인 책 내용과 마감일이 정해지면서 우리는 다시 설레었던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우리가 본격적으로 책쓰기에 돌입할 시기는 무더위가 한창이던 여름이었다. 계속 더워지는 날씨와 부족한 시간을 고려한 학교의 배려로 우리는 여름내 자습시간마다 컴퓨터실에서 집필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덕분에 점점 완성이 되어가는 서로의 책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고 더욱 분발할 수 있었다.
동아리 활동이 제일 힘들었던 시기는 오히려 책이 거의 완성되어 가는 늦가을이었다. 왜냐하면 서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쉽게 만족하지 못하고 고쳐 쓰는 친구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감을 놓쳐버리는 친구도 몇몇 있었다. 자신의 작품에 쉽게 만족을 하지 않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우리가 작가가 되어 가고 있는 듯 보였다. 나는 그것만으로도 책쓰기 동아리에 가입했단 사실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다.
그렇게 일 년이 흘러가고 2010년 12월 4일, 완성된 우리의 책이 학생문화센터에 전시되었다. 당일이 시험이었던 우리는 한숨도 자지 못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전시회의 ‘달성고등학교 책쓰기 동아리 씨밀레’의 푯말 앞에 섰다. 디자인이나 어떤 면에서도 우리 동아리가 타 학교에 비해 앞섰지만 그런 것들을 떠나서 완성되어 있는 우리의 책을 보니, 울컥 하고 뭔가 뜨거운 것이 몸 전체로 퍼졌다. 그렇게 당당하고 뿌듯한 날이 있었을까. 자랑스럽다. 내가 쓴 책이, 씨밀레가 쓴 책이. 난 달성고등학교 씨밀레의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책, 그리고 우리 동아리 회원들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김민성)
∵ 차례
005책머리에 _ 이서윤
013웹투니스트 ― 웹의 바다를 비비드로 채우다 _ 이현우
여는 글
1장 웹툰 작가, 당신 뭐하는 사람이야?
2장 험난한 등단의 길
3장 나의 웹툰 작가 도전기
맺는 글
후기
051PD, 어디까지 알아봤니? _ 박재성
프롤로그
PD가 되려면 이곳으로! | PD는 처음부터 PD? | 자! 이것이 PD의 하루다! | 이젠 나의 이야기! 내가 가고 싶은 대학은? | 나는 이 방송국! 나는 여기가 가고 싶다 | 나는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 거야. 기대해 줘! | 롤모델과의 인터뷰
에필로그
075사자의 서 _ 김민성
제0장
제1장 ‘사자의 서’를 쓰게 됐어
제2장 그런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