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는 날아온다 표지

단행본

파랑새는 날아온다

화가 전선택의 그림과 인생 이야기

전선택 지음

가격
15,000원
펴낸 날
2012년 2월 20일
쪽수
208쪽
판형
152×210mm
ISBN
978-89-97090-03-7 03810

절판된 책입니다

∵ 저자 소개

전선택 全仙澤

1922년 평안북도 정주 출생. 이중섭의 후배로 오산학교를 졸업했다. 재학 당시 임용련 백남순 부부로부터 수업을 받았다. 가와바타미술학교 서양화과에서 수학했으며, 월남 후 대륜중 교사, 영남대 강사 등을 지냈다. 1960∼63년 국전에 출품했고 양화 팔공회전, 자유미협전, 이상회(以象會), 신구상회 등에서 활동했다. 대구시전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그의 작품세계는 특정 양식에 얽매이지 않고 일상에서 주제를 찾으며 대상에 따라 구상과 추상의 영역을 자유로이 넘나든다. 섬세하고 감각적인 색채와 단순화한 형태로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환기시킨다는 평을 받는다.

노화가의 인생과 예술 이야기

대구 지역 원로화가인 전선택의 수필과 소묘 작품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전선택은 우리나라 근대 미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가로 대구 국제비엔날레 창설위원, 이상회, 한국신구상회 창립위원 등을 지냈으며, 대구시 문화상, 대구미술대전 초대작가상 등을 수상하였다.
이 책에는 아흔을 넘은 노화가가 90년대부터 대학노트에 써왔던 글들과 50년대부터 최근까지 그려온 소묘 작품들이 실려 있다. 짧막한 수필들에서 우리 역사의 격동기를 살아온 노화가의 감회와 현재의 일상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글과 함께 저자의 최근 소품들이 실려 있어, 글을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책의 뒷부분에는 1950년대부터 틈틈이 그려온 소묘를 실었다. 주머니에 항상 연필과 종이를 가지고 다니면서 해둔 스케치를 저자는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소중히 모아왔고 이번에 글과 함께 세상에 처음 내놓았다. 발표된 완성작은 아니지만 소박한 그림들은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평북 정주가 고향인 전선택은 일제강점기에 민족학교로 이름 높던 오산학교를 나왔다. 졸업 후 도쿄의 가와바타 미술학교(川端画学校)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는데 어른의 반대를 무릅쓴 미술공부라서 고학에 가까운 유학생활을 하였다. 해방과 분단 그리고 월남에 뒤이은 한국전쟁까지 힘든 역정 끝에 대구에 정착하고 나서야 안정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었다. 현존하는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들은 50년대 초반에 제작된 몇몇 소품들이 전부다. 전쟁 직후 어려운 시기라 주로 소묘와 수채화를 많이 제작했는데 소재는 생활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친근한 대상들이었다.
전선택의 작품세계는 순수한 마음에 비친 인생과 자연에 대한 관조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그의 회화적 관심은 생활의 표현이고, 관념의 조형화일지라도 그것은 현실과의 대화와 사유의 표현이다. 사물에 보내는 다정한 눈길이야말로 작가에게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지치지 않는 창작의욕의 바탕이 되어 전선택의 작가적 삶을 지탱하고 이끌어 온 듯하다. 전선택의 작품을 대하면 좋은 형태와 순수한 색채가 주는 생명의 율동과 조화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휴식이나 산책을 하다 생각나는 것이 있어 틈틈이 쓴 것이다. 주로 지난날의 추억이나 신문 또는 TV 등에서 보도된 것들을 본 대로 느낀 대로 생각나는 대로 적었다. 그림 그리는 사람이 무슨 글이냐고 하겠지만 그림으로 나타내기 어려운 것들을 문자로 나타내기 위해서이다.
글이 되었는지 모른다. 글 쓰는 사람이 아니라서 어색한 것이 많으리라 짐작되지만, 이미 마음에 결정한 바 있어 감히 책으로 묶어 내기로 하였다. 글 뒤에 소묘(素描)를 아울러 곁들였는데 이것이 독자들에게 미술 애호(愛好) 정신을 북돋우는 데 조그마한 도움이 됐으면 한다.

_「책머리에」 중에서

나는 25세에 월남했으니 고향 땅에서 24년간을 살은 셈이다. 집 앞에는 연못이 있었는데 월척의 많은 붕어가 헤엄치며 노닐고 있었다. 또 뒷산에서는 께드득께드득 수꿩이 울었었다. 연못 아래에 논과 밭이 있어서 모든 식량을 자급자족하였다. 이 전답을 지나면 강이 있어서 여름철 삼복더위에 물장구치며 멱 감기에 좋았었다. 이제 고향을 뒤로한 지 어언 63년의 세월 반세기가 넘는다. 생각할수록 그립고 그립다.
통일의 길이 너무도 요원하여 한동안 애써 잊고 살려 하였는데 요사이 나이가 들은 탓인가 자주 생각이 난다. 이럴 때 오기택의 〈고향우정〉의 노래는 내 마음을 달래는 데 한몫을 하는 것 같다. 이 노래의 가사가 어쩌면 그렇게도 내 고향의 산천과 흡사할까!

아! 그리워라. 고향 땅!
_「고향 땅」 중에서

내 아내는 나더러 외출할 때 모자 쓰는 것을 극구 권한다. 대머리가 된 내 머리가 보기 싫은 모양이다. 자기 자신이 보기에 안 좋으니 남편의 대머리를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일 것이다. 아내의 이러한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나 근자에 와서는 모자 쓰기가 싫어졌다. 외출할 때 꼭 모자를 써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은 자못 내 신경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그냥 시원하게 맨머리로 자연 상태의 있는 그대로가 번거롭지 않고 더 좋다.
젊어서는 모자 쓰기를 퍽 좋아했었다. 그때는 멋 부리기 좋아서 그랬나 보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는 좀 달라졌다. 동한절(冬寒節)이나 특별히 마음에 내켜 쓰고 싶을 때 아니면 쓰지 않는다. 겨울에는 찬 공기에 머리가 시려서 쓰게 된다. 머리카락이 빠져서 대머리가 되는 것은 신체의 자연적 현상이다. 일부러 모자로 가린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있는 그대로 자연 그대로 생긴 대로 살리라!

_「생긴 대로 살리라」 중에서

∵ 차례

책머리에
1부나비처럼 살고 싶다
얼굴 (1)
인사말
고향 땅
생긴 대로 살리라
사우(思友)
구원의 손길
직업
손
필생(畢生)의 업
관심과 사랑
나는 할 일이 있다
친구
앞산 기슭의 초원
창조(創造)
얼굴 (2)
이천년대에 산다
꽃길
평화의 인사
길에서 만난 여인
나비
저력(底力)
클래식 음악
어떤 인연(因緣)
이승의 꽃
산책
죽음
버릇
화학도들에게 부치는 글
생명
나의 마음
연민(憐憫)의 정
부부(夫婦)
악수(握手)
입
잊을 수 없는 분
국수
낙서(落書)
행복
나의 회고(回顧)

2부소묘

전선택의 작품세계 | 김영동
작가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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